달력을 넘기다 10월 9일이 빨간 날인 걸 보고 반가웠던 분 많으시죠. 올해 한글날은 금요일이라 주말까지 사흘을 쉴 수 있어요. 그런데 이 날짜가 어떻게 정해졌는지, 한때 공휴일에서 빠졌던 적이 있다는 건 의외로 잘 모릅니다. 2026년 한글날에 알아 두면 좋은 이야기를 모았습니다.
1446년 반포에서 시작된 날짜
한글날은 한글을 만든 날이 아니라 훈민정음을 세상에 펴낸 날을 기념합니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만든 건 1443년이고, 이를 반포한 해가 1446년이에요. 그래서 2026년 한글날은 반포 580돌이 됩니다.
날짜의 근거는 훈민정음 해례본에 있습니다. 정인지가 쓴 서문 끝에 '정통 11년 9월 상한'이라는 기록이 남아 있는데, 1446년 음력 9월 상순, 그러니까 1일부터 10일 사이를 뜻하죠. 이 상순의 마지막 날인 음력 9월 10일을 양력으로 바꾼 날이 지금의 10월 9일입니다.
해례본은 1940년 경북 안동에서 발견되기 전까지 행방을 알 수 없었어요. 발견 이후 반포 시기를 정확히 따질 수 있게 됐고, 1997년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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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Wikimedia Commons(퍼블릭 도메인) /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Hunminjeongeum_Haerye_03.jpg
가갸날에서 한글날로, 이름과 날짜가 바뀐 이유
한글날의 시작은 1926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조선어학회의 전신인 조선어연구회가 훈민정음 반포 480주년을 맞아 음력 9월 29일을 '가갸날'로 정해 기념한 것이 처음이에요. 올해가 그로부터 꼭 100년째 되는 해입니다.
당시에는 한글을 배울 때 '가갸거겨'로 시작했기 때문에 가갸날이라는 이름이 붙었죠. 2년 뒤인 1928년에 '한글날'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날짜는 몇 번 흔들렸어요. 해례본이 발견되기 전에는 실록 기록을 바탕으로 날짜를 잡았기 때문에 양력 환산일이 해마다 달라지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해례본에서 9월 상순이라는 기록이 나오자 이를 근거로 양력 10월 9일로 굳어졌고, 광복 이후 지금 날짜로 기념하고 있어요.

이미지 출처: Pexels / https://www.pexels.com/photo/6627545/
공휴일에서 빠졌다가 2013년 돌아오다
한글날은 1949년에 공휴일이 됐습니다. 그런데 1990년 공휴일이 너무 많아 경제 활동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국군의 날과 함께 공휴일에서 빠지게 됐고, 1991년부터는 쉬지 않는 기념일이 됐죠.
한글 단체와 학계를 중심으로 다시 공휴일로 돌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2005년 12월 국경일로 승격됐지만 그때도 쉬는 날은 아니었어요. 결국 2012년 12월 공휴일 재지정이 결정되면서 2013년 한글날부터 다시 빨간 날이 됐습니다. 지금은 「국경일에 관한 법률」에 국경일로, 「공휴일에 관한 법률」에 공휴일로 올라 있습니다.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 동상도 한글날과 인연이 있어요. 이 동상은 2009년 한글날에 맞춰 시민에게 공개됐습니다.

이미지 출처: Pexels / https://www.pexels.com/photo/31909215/
한글에 관한 잡상식 몇 가지
훈민정음을 만들 때 글자는 28자였습니다. 지금 쓰는 기본 글자는 24자예요. 아래아(ㆍ), 반치음(ㅿ), 옛이응(ㆁ), 여린히읗(ㆆ) 네 글자가 쓰이지 않게 됐기 때문이죠.
북한에도 비슷한 기념일이 있습니다. 다만 반포일이 아니라 창제 시점을 기준으로 삼아 1월 15일을 '조선글날'로 기념해요. 같은 글자를 두고 남북이 기념하는 날짜가 다른 셈입니다.
영어로는 보통 Hangul Day라고 부르고, 외국인에게 설명할 때는 Hangul Proclamation Day처럼 반포의 뜻을 살려 옮기기도 해요. 한글 간판이 가득한 거리를 걸으며 그 글자들이 580년 전 문서 한 권에서 시작됐다는 걸 떠올려 보는 것도 한글날을 보내는 좋은 방법입니다.

이미지 출처: Pexels / https://www.pexels.com/photo/33676343/
| 연도 | 한글날 관련 사건 |
|---|---|
| 1443년 | 세종, 훈민정음 창제 |
| 1446년 | 훈민정음 반포(음력 9월 상순) |
| 1926년 | 조선어연구회, 가갸날 기념 시작 |
| 1928년 | 이름을 한글날로 변경 |
| 1940년 | 경북 안동에서 훈민정음 해례본 발견 |
| 1949년 | 공휴일 지정 |
| 1991년 | 공휴일에서 제외 |
| 2005년 | 국경일로 지정 |
| 2013년 | 공휴일로 다시 지정 |
한글날 연휴에 해 볼 것
-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과 세종이야기 전시 둘러보기
- 국립한글박물관 전시 일정 확인하기
- 아이와 함께 사라진 옛 글자 네 개 찾아보기
정리하면 ① 한글날은 훈민정음 반포를 기념하는 날이고 ② 1926년 가갸날에서 출발해 ③ 1991년 공휴일에서 빠졌다가 2013년 다시 쉬는 날이 됐습니다.
출처: 「국경일에 관한 법률」·「공휴일에 관한 법률」, 연합뉴스 「'훈민정음 생일' 한글날이 틀렸다」(2017) (확인일 2026-10-04)